네이처 뉴스를 읽다가 무심결에 지나친 논문을 다시 살펴 보았다. 학부 때 상대론적 양자역학 연구실에서 배웠던 이야기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네이처> 뉴스와 더불어 해당 논문의 초록을 번역하였고, APS Physics에 실린 좀 더 상세한 뉴스에서 이해를 도울 만한 그림을 따왔다.


<네이처> 알려진 제일 무거운 원소의 전자들은 틀을 깬다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1674-2


전자들은 일반적으로 구별된 껍질 안에서 원자핵 주위를 돌지만, 계산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오가네손의 외각 전자들은 그 대신 기체 형태로 핵 주위를 돌지도 모른다.


오가네손은 빠르게 붕괴하기에 실험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렵다. 그 대신, 뉴질랜드의 매시 대학교 오클랜드 캠퍼스의 Peter Schwerdtfeger와 동료들은 오가네손 핵 주위에 있는 전자들의 에너지 준위를 계산했다. 더 높은 정확도를 얻기 위해, 연구진은 '상대론적 효과'로 알려진 요소를 고려하였다. 이 요소로 인해 이 원자의 높은 핵 전하가 더 가벼운 원소들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진은 오가네손 안에서는 최외각 전자들의 궤도가 구별되지 않아 바깥 층이 거의 전자 기체처럼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가네손은 비활성 기체로 구분되고 있지만, 이 연구에 따르면 오가네손이 해당 족의 다른 구성원들과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으며, 심지어 상온에서 고체일 수도 있다.



<피지컬 리뷰 레터스> 오가네손의 전자와 핵자 국소화 함수들: 토머스-페르미 한계에 이르다

https://doi.org/10.1103/PhysRevLett.120.053001


초록

페르미온 국소화 함수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가장 무거운 원소인 초중량 원소 오가네손(Og; oganesson)의 전자 및 핵자 껍질 구조 효과를 논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7p 전자 껍질의 스핀-궤도 갈라짐은 매우 크기에(~ 10 eV), Og는 더 가벼운 비활성 기체 원자들과 비교할 때, 꽤 큰 쌍극자 분극도와 더불어 원자가 영역에서 균일 기체와 유사한 거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Og의 핵자 국소성은 또한 원자가 영역에서 토머스-페르미 기체 거동으로의 전이를 겪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특별히 중성자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이 효과는 단일 입자 오비탈의 높은 밀도에서 기인한다.



APS Physics 가장 무거운 원소는 특이한 껍질 구조를 가지고 있다

https://physics.aps.org/articles/v11/10


그림 1 오가네손은 주기율표에 가장 최근에 추가된 원소 중 하나이다. 이 무거운 원소(Og, 오른쪽 아래)의 전자 구조를 이론적으로 계산해 보니 전자들의 분포가 매끄럽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는 상호작용하지 않는 입자들로 이루어진 기체에서 나타나는 거동이다. 이 균일한 거동은 더 가벼운 원소들인 제논(Xe, 오른쪽 위)이나 라돈(Rn, 오른쪽 중간)에서 관찰되는 껍질 구조와 대조를 이룬다.

나름 열역학-통계역학을 열심히 쓰는 분야에 있다 보니, 좀 더 근본적인 열역학-통계역학에도 관심이 있다. 수학/물리학 능력이 일천한 관계로 이런 연구를 쉽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주워 들으면서 조금씩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약한 비평형계 엔트로피의 직접 측정값이 기브스-섀넌 꼴과 일치하다

https://doi.org/10.1073/pnas.1708689114


중요성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의 총 엔트로피가 변하지 않거나 증가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에 따라 물리학 법칙들이 제한되고, 아무 부작용 없이 열을 일로 전환하는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 제2법칙의 핵심에는 엔트로피에 관한 명제가 있지만, 엔트로피는 규정하기 힘든 개념이다. 오늘날까지도 엔트로피는 직접 측정된 적이 없으며, 온도에 따른 비열을 적분함으로써 계산하는 것처럼 그저 다른 양으로부터 추론되었을 뿐이다. 이제, 정보 조각의 일부를 지우는 데 필요한 일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우리는 엔트로피의 변화를 직접 분리해냈고, 이 값이 섀넌(Shannon)이 제시한 함수꼴과 일치함을 보임으로써 이 맥락에서의 물리적 의미를 끌어냈다.


초록

확률 열역학(stochastic thermodynamics)은 고전 열역학을 확장하여 한 개 이상의 열원과 접촉하고 있는 작은 계들까지 다룬다. 확률 열역학은 열 요동의 효과까지 설명할 수 있으며, 열역학적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계들도 묘사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가정은 섀넌 엔트로피 식이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 비평형계의 엔트로피를 묘사하는 적절한 도구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연구에서 거시적 평형에 있지는 않지만 미시적 평형에 도달한 계에 대해 실험적으로 이 함수를 측정하였다. 이 계는 물에 녹아 있는 마이크론 크기의 콜로이드 입자로, 피드백 덫으로 만들어진 가상 이중 벽 퍼텐셜에 갇혀 있다. 우리는 정보 조각 일부를 지우는 데 필요한 일을 측정하였고, 이 값이 두 상태 계(two-state system)의 섀넌 엔트로피에 의해 제한됨을 발견했다. 게다가, 느린 과정의 가역성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우리는 기대되는 열역학 한계에 도달할 수 있는 실험 과정과 도달할 수 없는 실험 과정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

화학자/물리학자로서 수소 원자는 항상 마음을 뛰게 한다. 이번 주 <사이언스>에는 수소 원자와 관련된 기초적인 물리량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아래에 두 편의 소개글과 초록, 그리고 그림 1을 번역해서 소개한다.

양성자는 얼마나 큰가?

양성자의 크기에 대해, 뮤온 수소의 분광 분석에서 얻어낸 값과 "일반적인" 수소의 기존 결과들을 평균하여 얻은 값 사이의 차이가 지난 7년간 물리학자들을 혼란스럽게 해왔다. 이제 Beyer et al.은 이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연구자들은 일반적인 수소에 대한 매우 정확한 분광 측정으로 양성자의 크기를 얻어냈다. 놀랍게도, 이 값은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된 과거 측정값들의 평균과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놀랍게도, 이 값은 뮤온 수소 실험에서 뽑아낸 값과 일치했다. 수수께끼를 푸는 일은 이제 과거 결과들이 새 결과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모든 실험에 내재된 계통 오차의 원인을 다시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양성자 반지름의 재검토

모든 원자의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고, 가장 간단한 원자인 수소는 단 하나의 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을 가지고 있다. 이 양성자의 반지름은 매우 작아 약 1 fm 가량 되며(1 fm는 10-15 m), 수소 원자의 반지름보다 6만 배 작다. 양성자는 이렇게 근본적인 입자이기 때문에, 그 크기를 측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0년 이후로 양성자의 크기는 이론가들과 실험가들을 모두 당혹스럽게 해왔다. 전자 대신 전자보다 200배 더 무거운 기본 입자인 뮤온이 양성자를 돌고 있는 특이 수소(exotic hydrogen)의 전이 주파수를 측정해보면, 양성자의 크기가 약 4% 작게 측정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수소 분광 분석 및 전자-양성자 산란 결과와 비교할 때 6σ 수준인 이러한 불일치는 "수소 크기 수수께끼"를 만들어 냈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격렬한 과학적 논쟁이 벌어졌으나 여태껏 확실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Beyer et al.은 일반적인 수소의 발머 계열 방출선 중 하나인 2S-4P 전이 주파수를 측정한 결과를 제시한다. 이들이 스펙트럼으로부터 얻어낸 양성자 크기값은 뮤온 수소 분광 분석에서 얻어낸 값과 일치하고, 일반적인 수소에 대한 기존 측정 결과들 대부분과 불일치한다. (기존의 측정값들은 매우 많다!) 이들은 또한 자연의 상수 중 가장 정확하게 결정된 상수 중 하나인 뤼드베리 상수(Rydberg constant)가 문헌값과 3 시그마 이상 차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소 원자에서 얻어낸 뤼드베리 상수와 양성자 반지름

초록
"양성자 반지름 수수께끼"의 핵심에는 일반적인 수소 원자(H)와 뮤온 수소 원자(μp)에서 결정된 양성자의 근평균제곱 전하 반지름(rp) 간의 4 시그마 차이가 있다. 저온 수소 원자살을 사용하여 우리는 H의 2S-4P 전이 주파수를 측정하였고, 이로써 뤼드베리 상수 R = 10973731.568076(96) m-1rp = 0.8335(95) fm이라는 값을 얻었다. 우리가 얻은 rp 값은 기존의 H 세계 데이터보다 3.3 합성 표준 편차만큼 작지만, μp 값과는 잘 일치한다. 우리는 이웃의 원자 공명에서 기인하는 양자 간섭으로 발생하는 방출선 이동(line shift)을 제거할 수 있는 비대칭 맞춤 함수(asymmetric fit function)를 쓸 것을 제안한다.

그림 1: 뤼드베리 상수 R과 수소의 RMS 전하 반지름 rp
본 연구에서 얻어낸 rp 값(녹색 다이아몬드)과 μp 분광 분석에서 얻어낸 값(분홍색 띠와 보라색 사각형)은 일치한다. 우리는 H 분광 세계 데이터(파란 띠와 파란 삼각형)에 대해 3.3 합성 표준 편차만큼의 차이를, 기본 상수들에 대한 CODATA 2014 세계 조정(회색 육각형)에 대해서는 3.7 합성 표준 편차만큼의 차이를 발견했다. H 세계 데이터는 15개의 개별 측정값으로 이루어져 있다(검은 원은 광학 측정, 검은 사각형은 마이크로파 측정). H 데이터에 더하여, CODATA 조정값은 중수소 데이터(9개 측정값)과 탄성 전자 산란 데이터를 포함한다. rp 대신 R에 대해서도 거의 동일한 그래프가 얻어지는데, 이는 두 매개변수 간의 강한 상관성 때문이다. 이는 아래쪽 R 축에 나타나 있다.

이번 주 <네이처 물리학>에 물리학사 논문의 서평(?)이 실렸다. 요새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양자통계역학의 대표적인 현상으로 배우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터. 그 과정에서 큰 기여를 한 Fritz London의 이야기다. 물리화학 공부를 하다보면 런던 힘이니 하이틀러-런던 이론이니 해서 이름을 많이 듣는 분인데,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도 기여하신 줄은 몰랐다.


물리학의 역사: 양자역학이 커진 순간

https://doi.org/10.1038/nphys4255


양자기술 시대가 동터오면서, 우리는 양자역학 효과가 실용적인 장치에서 드러난다는 개념에 익숙하게 자라왔다. 하지만 인류가 단일 양자 존재를 분리하고 조작하며 측정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전까지, 거시 차원의 양자 현상이라는 개념은 초유체성이나 초전도성과 같은 집단 거동을 보이는 무리에서 잘 정립되었다. 거시적인 파동 함수가 이러한 효과의 기반이라는 획기적인 깨달음은 Fritz London에 의해 1946년 도입되었는데, Daniela Monaldi는 London이 이전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이러한 개념에 도달한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통찰력 있게 재구성해내며, 그 시작점을 많은 변화에 흔들리던 삶 가운데 모은 아이디어들의 합성으로 설명한다(Stud. Hist. Philos. M. P. http://doi.org/cbsk; 2017).


London의 주요 업적을 목록으로 만든다면, Walter Heitler에 의해 체계화된 수소 분자의 양자역학 결합 이론에서부터, 자신의 동생 Heinz과 함께 개발한, 초전도체 내 전류밀도와 자기장 간의 현상론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많고 다채로운 연구가 포함된다. 그는 말년에 측정 이론, 거대 분자, 초유체를 연구했고, 이 주제들은 1954년 그가 54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London의 삶은 또한 혼란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나치가 발흥하면서 독일을 떠나야 했고, 옥스포드와 파리를 전전하다가 1939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이 변화무쌍한 삶과는 상반되게, Monaldi는 거시적 양자 메커니즘이라는 아이디어의 시작을 "선구자적인 직관이나 미리 세운 계획의 목표가 아니라 차근차근 깨달음이 쌓인 결과"라고 기술한다. 그녀는 핵심적인 순간으로 London이 1937년 암스테르담에서 판데르 발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 학회에 참석한 시점을 꼽는다. 이 학회의 토론 주제 중에는 헬륨의 λ-전이가 있었고, 또한 George Uhlenbeck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보손 응축 연구에 대한 자신의 기존 비판을 철회하는 일이 있었다. London은 그 때부터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시작했고(이로써 그는 "순수하게 가상의 존재만 다루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었다고 느꼈다), 훗날 이것을 λ-전이와 연결시켰다(그는 이 연결에 대해 처음에는 강한 회의를 가지고 있었으나 László Tisza가 그를 납득시켰다).


Monaldi는 이 시기가 London의 경력에서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본다. 이로 시작된 개념의 형식화는 결국 초전도체, 초유체 헬륨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통합하여 양자역학이 미시 영역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거시 세계에 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하게 했다. London은 마침내 자신의 생각을 1946년 7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했는데, 이 학회는 세계 대전 이후 최초로 열린 큰 규모의 국제 물리학회로 대서양 양쪽의 더 넓은 커뮤니티를 다시 연결하는 것이었다.

나는 중딩 시절에 김재관 교수님이 번역하신 입자물리학 교양서(?)를 읽고 입자물리학의 매력에 빠졌으나, 대학교 4학년에 되어 정작 그 수업을 들어보니 도무지 내용조차 이해를 할 수 없어 포기한 바가 있다. 그래도 막연한 관심은 남아 있던 차에 <네이처>에 이런 리뷰가 실렸기에 초록과 서론을 번역해 본다.

표준모형을 만들고 부수는 맛깔 변환 중성류

초록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은 기본 입자들과 그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현존하는 최고의 이론이나, 불완전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입자들과 상호작용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입자들을 찾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소위 맛깔 변환 중성류(flavour-changing neutral current) 붕괴라 불리는 과정을 연구하는 것으로, 이 과정 중에 쿼크의 전하는 바뀌지 않고 맛깔만 바뀐다. 이러한 변화의 한 가지 예로 맵시 쿼크(beauty quark)가 기묘 쿼크(strange quark)로 붕괴하는 현상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붕괴 과정에 있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상현상을 되짚어 본다. 이들은 표준모형 안에 존재하는 균열을 드러냈고, 이는 그 너머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서론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은 기본 입자들의 성질과 상호작용을 설명하는데 놀랍도록 성공적이었던 이론으로, 그 예측값들은 엄청난 정확도로 실험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하지만, 우주 내 암흑물질의 겉보기 비율과 물질 쪽으로 심하게 치우쳐 있는 물질-반물질 비율에 대한 우주론적 관측 사실들로부터, 표준모형 이론이 완전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표준모형은 알려진 기본 입자들의 질량 사이의 패턴을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실험 입자물리학의 최근 목표 중 하나는 새로운 입자들과 상호작용들을 발견하여(보통 '새로운 물리학 new physics'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관찰 사실들을 설명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입자들을 찾는 일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방법은 높은 에너지의 양성자살(proton beam) 혹은 전자살(electron beam)을 충돌시켜 직접적으로 새로운 입자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새로운 입자는 결국 알려진 표준모형 입자들로 붕괴하고, 이 입자들의 성질이 입자물리학 검출기로 측정된다. CERN에 있는 대형 하드론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의 ATLAS와 CMS 공동연구가 이렇게 전례 없는 에너지와 세기로 양성자살을 충돌시켜 새로운 입자들을 만들어내는 실험의 예이다.

두 번째 방법은 표준모형으로 정확하게 기술될 수 있는 (쿼크로 구성된) 하드론들의 알려진 붕괴 과정의 성질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케이온(기묘 쿼크를 포함하는 하드론)이나 b 하드론(맵시 쿼크를 포함)의 붕괴처럼 약한 상호작용(weak interaction)을 통해 이루어지는 과정들이 특별히 흥미롭다. 양자장 이론의 귀결로서, 이러한 붕괴 과정은 붕괴하는 입자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질량-에너지보다 큰 물리 질량을 갖고 있는 순간적 입자(transient particle)들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순간적 입자들은 '가상' 입자(virtual particle)로 불린다. 만약 이 새 입자들이 충분히 무겁다면 붕괴율과 붕괴 산물의 움직임에 대한 표준모형의 예측과 실험값 사이에 큰 오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양들의 정확한 측정값은 LHC의 현재 가능한 충돌 에너지보다 훨씬 큰 질량을 가지고 있는 표준모형 너머의 입자들에 달려 있다. LHC에서 진행 중인 LHCb 실험은 알려진 붕괴 과정들의 성질을 정확히 측정함으로써 새로운 물리학을 탐색하는 실험의 한 예이다.


수소 원자(H)는 가장 간단한 원자 시스템으로, 원자를 기술하는 물리학이 맞는지 테스트하는 기본 예제이다(<수소로 읽는 현대 과학사> 참조). 그리고 가장 간단한 분자 시스템은 이 수소 원자 두 개가 모여 만들어낸 수소 분자 H2로, 역시 분자를 기술하는 물리학의 초석이 된다. 지난 주 <피지컬 리뷰 에이(Physical Review A)>에 실린 논문에서, 저자들은 이 수소 분자의 에너지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상대론적 보정항을 계산하였다. 아래에 초록과 서론을 번역한다.

수소 분자의 바닥 전자 상태에 대한 상대론적 보정

초록
우리는 수소 분자의 바닥 전자 상태에 관한 상대론적 보정의 선도항(leading term)을 다시 계산한다. 이 계산은 전자간 첨단 조건(interelectronic cusp condition)을 만족하는 명시적 상관 함수(explicitly correlated functions)를 사용한 변분법(variational method)으로 이루어진다. 이 계산 접근법 덕분에 수치상의 정확성을 조절할 수 있었고, 이로써 약 여덟 자리의 유효 숫자를 얻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 계산된 이론 에너지가 알려진 실험값과 어긋난다는 점으로, 이로써 우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대론적 반동 보정이 기존의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서론
수소 분자의 이론 연구는 분자 양자역학의 주춧돌이다. 그 단순함 덕분에, 그 정확도는 모든 분자 중에서 가장 정확하게 구해져 있고, 동시에 아직 큰 폭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H2의 이론적 예측이 갖고 있는 높은 정확도로 인해 양자 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ED)의 더 정교한 테스트가 가능해졌고, 가설적인 상호작용의 한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1. 게다가, 10-7 cm-1의 정확도 단계에서 해리 에너지(dissociation energy)는 양성자의 전하 반지름에 크게 의존하므로, 소위 양성자 반지름 수수께끼(proton radius conundrum)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2. 이는 비상대론적 에너지 뿐 아니라 상대론적 선도 보정항 O(α2), QED 보정항 O(α3), 더 고차의 보정항들인 O(α4)와 O(α5)에 대한 정확한 계산을 필요로 한다. 사실, 비상대론적 에너지는 참고문헌 3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미 10-7 cm-1의 정확도까지 계산할 수 있다. O(α4) 항의 경우 매우 최근에 명시적 상관성 가우스 함수(explicitly correlated Gaussian function; ECG function)에 1 + r12/2 전인자를 포함시켜 전자간 첨단 조건을 정확히 만족시킨 방법(rECG)으로 계산된 바 있다4. 이 논문에서 우리는 rECG 함수를 사용하여 상대론적 선도 보정항 O(α2)을 계산한 결과를 보고하며, 참고문헌 5에 수록된 기존 결과들이 수치상의 불확정성을 너무 작게 추산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의 방법으로 수치상의 정확도가 서너 자릿수 향상되는데, 이하에서 우리 계산 방법론을 자세하게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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