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자/물리학자로서 수소 원자는 항상 마음을 뛰게 한다. 이번 주 <사이언스>에는 수소 원자와 관련된 기초적인 물리량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아래에 두 편의 소개글과 초록, 그리고 그림 1을 번역해서 소개한다.

양성자는 얼마나 큰가?

양성자의 크기에 대해, 뮤온 수소의 분광 분석에서 얻어낸 값과 "일반적인" 수소의 기존 결과들을 평균하여 얻은 값 사이의 차이가 지난 7년간 물리학자들을 혼란스럽게 해왔다. 이제 Beyer et al.은 이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연구자들은 일반적인 수소에 대한 매우 정확한 분광 측정으로 양성자의 크기를 얻어냈다. 놀랍게도, 이 값은 동일한 방식으로 수행된 과거 측정값들의 평균과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놀랍게도, 이 값은 뮤온 수소 실험에서 뽑아낸 값과 일치했다. 수수께끼를 푸는 일은 이제 과거 결과들이 새 결과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하고 모든 실험에 내재된 계통 오차의 원인을 다시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양성자 반지름의 재검토

모든 원자의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고, 가장 간단한 원자인 수소는 단 하나의 양성자로 구성된 원자핵을 가지고 있다. 이 양성자의 반지름은 매우 작아 약 1 fm 가량 되며(1 fm는 10-15 m), 수소 원자의 반지름보다 6만 배 작다. 양성자는 이렇게 근본적인 입자이기 때문에, 그 크기를 측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10년 이후로 양성자의 크기는 이론가들과 실험가들을 모두 당혹스럽게 해왔다. 전자 대신 전자보다 200배 더 무거운 기본 입자인 뮤온이 양성자를 돌고 있는 특이 수소(exotic hydrogen)의 전이 주파수를 측정해보면, 양성자의 크기가 약 4% 작게 측정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수소 분광 분석 및 전자-양성자 산란 결과와 비교할 때 6σ 수준인 이러한 불일치는 "수소 크기 수수께끼"를 만들어 냈고, 그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격렬한 과학적 논쟁이 벌어졌으나 여태껏 확실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Beyer et al.은 일반적인 수소의 발머 계열 방출선 중 하나인 2S-4P 전이 주파수를 측정한 결과를 제시한다. 이들이 스펙트럼으로부터 얻어낸 양성자 크기값은 뮤온 수소 분광 분석에서 얻어낸 값과 일치하고, 일반적인 수소에 대한 기존 측정 결과들 대부분과 불일치한다. (기존의 측정값들은 매우 많다!) 이들은 또한 자연의 상수 중 가장 정확하게 결정된 상수 중 하나인 뤼드베리 상수(Rydberg constant)가 문헌값과 3 시그마 이상 차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소 원자에서 얻어낸 뤼드베리 상수와 양성자 반지름

초록
"양성자 반지름 수수께끼"의 핵심에는 일반적인 수소 원자(H)와 뮤온 수소 원자(μp)에서 결정된 양성자의 근평균제곱 전하 반지름(rp) 간의 4 시그마 차이가 있다. 저온 수소 원자살을 사용하여 우리는 H의 2S-4P 전이 주파수를 측정하였고, 이로써 뤼드베리 상수 R = 10973731.568076(96) m-1rp = 0.8335(95) fm이라는 값을 얻었다. 우리가 얻은 rp 값은 기존의 H 세계 데이터보다 3.3 합성 표준 편차만큼 작지만, μp 값과는 잘 일치한다. 우리는 이웃의 원자 공명에서 기인하는 양자 간섭으로 발생하는 방출선 이동(line shift)을 제거할 수 있는 비대칭 맞춤 함수(asymmetric fit function)를 쓸 것을 제안한다.

그림 1: 뤼드베리 상수 R과 수소의 RMS 전하 반지름 rp
본 연구에서 얻어낸 rp 값(녹색 다이아몬드)과 μp 분광 분석에서 얻어낸 값(분홍색 띠와 보라색 사각형)은 일치한다. 우리는 H 분광 세계 데이터(파란 띠와 파란 삼각형)에 대해 3.3 합성 표준 편차만큼의 차이를, 기본 상수들에 대한 CODATA 2014 세계 조정(회색 육각형)에 대해서는 3.7 합성 표준 편차만큼의 차이를 발견했다. H 세계 데이터는 15개의 개별 측정값으로 이루어져 있다(검은 원은 광학 측정, 검은 사각형은 마이크로파 측정). H 데이터에 더하여, CODATA 조정값은 중수소 데이터(9개 측정값)과 탄성 전자 산란 데이터를 포함한다. rp 대신 R에 대해서도 거의 동일한 그래프가 얻어지는데, 이는 두 매개변수 간의 강한 상관성 때문이다. 이는 아래쪽 R 축에 나타나 있다.

수소 원자(H)는 가장 간단한 원자 시스템으로, 원자를 기술하는 물리학이 맞는지 테스트하는 기본 예제이다(<수소로 읽는 현대 과학사> 참조). 그리고 가장 간단한 분자 시스템은 이 수소 원자 두 개가 모여 만들어낸 수소 분자 H2로, 역시 분자를 기술하는 물리학의 초석이 된다. 지난 주 <피지컬 리뷰 에이(Physical Review A)>에 실린 논문에서, 저자들은 이 수소 분자의 에너지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상대론적 보정항을 계산하였다. 아래에 초록과 서론을 번역한다.

수소 분자의 바닥 전자 상태에 대한 상대론적 보정

초록
우리는 수소 분자의 바닥 전자 상태에 관한 상대론적 보정의 선도항(leading term)을 다시 계산한다. 이 계산은 전자간 첨단 조건(interelectronic cusp condition)을 만족하는 명시적 상관 함수(explicitly correlated functions)를 사용한 변분법(variational method)으로 이루어진다. 이 계산 접근법 덕분에 수치상의 정확성을 조절할 수 있었고, 이로써 약 여덟 자리의 유효 숫자를 얻었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 계산된 이론 에너지가 알려진 실험값과 어긋난다는 점으로, 이로써 우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대론적 반동 보정이 기존의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서론
수소 분자의 이론 연구는 분자 양자역학의 주춧돌이다. 그 단순함 덕분에, 그 정확도는 모든 분자 중에서 가장 정확하게 구해져 있고, 동시에 아직 큰 폭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 H2의 이론적 예측이 갖고 있는 높은 정확도로 인해 양자 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ED)의 더 정교한 테스트가 가능해졌고, 가설적인 상호작용의 한계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1. 게다가, 10-7 cm-1의 정확도 단계에서 해리 에너지(dissociation energy)는 양성자의 전하 반지름에 크게 의존하므로, 소위 양성자 반지름 수수께끼(proton radius conundrum)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2. 이는 비상대론적 에너지 뿐 아니라 상대론적 선도 보정항 O(α2), QED 보정항 O(α3), 더 고차의 보정항들인 O(α4)와 O(α5)에 대한 정확한 계산을 필요로 한다. 사실, 비상대론적 에너지는 참고문헌 3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미 10-7 cm-1의 정확도까지 계산할 수 있다. O(α4) 항의 경우 매우 최근에 명시적 상관성 가우스 함수(explicitly correlated Gaussian function; ECG function)에 1 + r12/2 전인자를 포함시켜 전자간 첨단 조건을 정확히 만족시킨 방법(rECG)으로 계산된 바 있다4. 이 논문에서 우리는 rECG 함수를 사용하여 상대론적 선도 보정항 O(α2)을 계산한 결과를 보고하며, 참고문헌 5에 수록된 기존 결과들이 수치상의 불확정성을 너무 작게 추산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의 방법으로 수치상의 정확도가 서너 자릿수 향상되는데, 이하에서 우리 계산 방법론을 자세하게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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