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네이처 물리학>에 물리학사 논문의 서평(?)이 실렸다. 요새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양자통계역학의 대표적인 현상으로 배우지만, 사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터. 그 과정에서 큰 기여를 한 Fritz London의 이야기다. 물리화학 공부를 하다보면 런던 힘이니 하이틀러-런던 이론이니 해서 이름을 많이 듣는 분인데,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도 기여하신 줄은 몰랐다.


물리학의 역사: 양자역학이 커진 순간

https://doi.org/10.1038/nphys4255


양자기술 시대가 동터오면서, 우리는 양자역학 효과가 실용적인 장치에서 드러난다는 개념에 익숙하게 자라왔다. 하지만 인류가 단일 양자 존재를 분리하고 조작하며 측정하는 기술을 습득하기 전까지, 거시 차원의 양자 현상이라는 개념은 초유체성이나 초전도성과 같은 집단 거동을 보이는 무리에서 잘 정립되었다. 거시적인 파동 함수가 이러한 효과의 기반이라는 획기적인 깨달음은 Fritz London에 의해 1946년 도입되었는데, Daniela Monaldi는 London이 이전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이러한 개념에 도달한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통찰력 있게 재구성해내며, 그 시작점을 많은 변화에 흔들리던 삶 가운데 모은 아이디어들의 합성으로 설명한다(Stud. Hist. Philos. M. P. http://doi.org/cbsk; 2017).


London의 주요 업적을 목록으로 만든다면, Walter Heitler에 의해 체계화된 수소 분자의 양자역학 결합 이론에서부터, 자신의 동생 Heinz과 함께 개발한, 초전도체 내 전류밀도와 자기장 간의 현상론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많고 다채로운 연구가 포함된다. 그는 말년에 측정 이론, 거대 분자, 초유체를 연구했고, 이 주제들은 1954년 그가 54세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를 사로잡았다. 하지만 London의 삶은 또한 혼란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그는 나치가 발흥하면서 독일을 떠나야 했고, 옥스포드와 파리를 전전하다가 1939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이 변화무쌍한 삶과는 상반되게, Monaldi는 거시적 양자 메커니즘이라는 아이디어의 시작을 "선구자적인 직관이나 미리 세운 계획의 목표가 아니라 차근차근 깨달음이 쌓인 결과"라고 기술한다. 그녀는 핵심적인 순간으로 London이 1937년 암스테르담에서 판데르 발스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 학회에 참석한 시점을 꼽는다. 이 학회의 토론 주제 중에는 헬륨의 λ-전이가 있었고, 또한 George Uhlenbeck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보손 응축 연구에 대한 자신의 기존 비판을 철회하는 일이 있었다. London은 그 때부터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시작했고(이로써 그는 "순수하게 가상의 존재만 다루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었다고 느꼈다), 훗날 이것을 λ-전이와 연결시켰다(그는 이 연결에 대해 처음에는 강한 회의를 가지고 있었으나 László Tisza가 그를 납득시켰다).


Monaldi는 이 시기가 London의 경력에서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고 본다. 이로 시작된 개념의 형식화는 결국 초전도체, 초유체 헬륨과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을 통합하여 양자역학이 미시 영역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거시 세계에 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하게 했다. London은 마침내 자신의 생각을 1946년 7월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했는데, 이 학회는 세계 대전 이후 최초로 열린 큰 규모의 국제 물리학회로 대서양 양쪽의 더 넓은 커뮤니티를 다시 연결하는 것이었다.

며칠 전 <사이언스>에 실린 리뷰 기사. 우리 집 멍멍이를 보면 내가 더 냄새 잘 맡는 것 같긴 함 ㅋㅋ 리뷰 전체를 번역하긴 힘들고, 그냥 뉴스 글과 리뷰 요약을 번역한다.


인간의 후각이 뒤떨어진다는 것은 19세기에 만들어진 신화다

http://dx.doi.org/10.1126/science.aam7263


편집자 요약: 인간은 냄새를 잘 맡는다

인간의 후각은, 다른 동물들의 후각과 비교할 때, 더 약하고 미성숙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증명된 적 없는 가설이다. 이 리뷰에서 McGann은 이 거짓 신념의 기원을 19세기에 Broca에 의해 수행된 비교 신경해부학 연구까지 추적한다. 우리가 인간의 후각 망울(olfactory bulb)에 관해 현재 알고 있는 것은 쥐의 후각 망울에 비해 더 크다는 것이고, 따라서 인간은 쥐보다 더 우월한 후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실제로, 후각 망울에 있는 신경 세포의 수는 포유류 스물네 종에서 거의 유사하고, 인간은 그 분포의 중간 쯤에 위치하며, 우리의 후각은 다른 동물들의 후각과 유사하다.


배경

인간의 후각 기능이 다른 동물들, 특히 설치류와 개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널리 퍼진 믿음이다. 이 리뷰에서는 이 신념의 과학사를 추적하여 19세기의 신경해부학자인 Paul Broca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인간을 "열등후각자"로 분류했는데, 이는 어떠한 감각 시험에도 기반하지 않았지만 그는 인간의 전두엽이 팽창하여 자유의지를 갖게 된 것으로 인해 후각계가 축소되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특히 인간 뇌의 후각 망울이 뇌 전체의 크기에 비해 작다는 것을 강조했고, 다른 포유류는 후각 망울이 비율상 더 크다는 것을 지적했다. 인간은 기능이 저하된 후각계(훗날 "극소 후각 microsmaty"으로 불리게 된다)를 가지고 있다는 Broca의 주장은 Sigmund Freud에게 영향을 주었고, Freud는 후각계의 위축으로 인해 인간이 정신 질환을 앓게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의 극소 후각 개념으로 인해 대부분의 20세기 동안 인간의 후각 시스템은 과학계에서 무시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생물학자, 인류학자,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덜 떨어진 후각을 가지고 있다는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후각계가 가진 독특한 성질들을 드러내는 유전학과 신경생물학 데이터는 이 극소 후각 추정에 기반하여 잘못 해석되기 일쑤며, 의료 현장에서 인간의 후각이 잘못 작동할 때 미치는 영향이 과소평가되곤 한다.


진전

비록 인간의 후각계가 다른 포유류 종의 후각계와 생물학적 차이점을 몇 가지 보이기는 하나, 신경생물학과 감각 능력 관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유사하다. 예를 들어, 인간의 후각계는 설치류에 비해 기능성 후각 수용체 유전자를 덜 가지고 있지만, 인간의 뇌는 훨씬 복잡한 후각 멍울과 안와전두피질(orbitofrontal cortex)를 가지고 있어 약 400개의 수용체 종류로부터 오는 정보를 해석할 수 있다. 후각 멍울은 인간의 경우 뇌 전체 크기에 대한 비율이 설치류에 비해 작기는 하나, 포함하고 있는 신경 세포의 수는 비슷하고, 실제로 절대적인 크기로 보면 훨씬 크다. 따라서, 인간이 진화함에 따라 뇌의 나머지 부분이 더 커질 동안 후각 멍울이 작아진 것은 아니다. 인간과 다른 동물들의 후각 능력을 실험적으로 비교한다고 할 때 우리가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점은, 실험 결과가 실험에 사용한 냄새의 종류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각 생물종마다 발현되는 냄새 수용체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충분히 많은 가짓수의 냄새로 실험한다면, 인간은 실험실 설치류와 개와 비교할 때 어떤 냄새는 더 잘 맡고 다른 냄새에는 더 둔감하다.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은 어마어마한 수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고, 야외에서도 냄새의 흔적을 따라갈 수 있다. 인간의 행동과 감정 상태 역시 냄새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냄새 환경에 따라 격렬한 감정적 및 행동적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오래된 기억을 되살릴 수도 있다. 냄새가 매개하는 개체간 의사소통은 한 때 "하등 동물"에만 한정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인간에서도 (비록 다음 정보를 의식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닐지라도) 가족 관계, 스트레스와 불안 레벨, 생식 상태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로 이해되고 있다.


전망

인간의 후각계는 점차 매우 동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후각의 민감도와 구분 능력은 주위 환경의 냄새와 같은 다양한 경험에 의해 변할 수 있는데, 심지어 실험실에서 다른 자극으로부터 냄새를 연상하는 훈련을 받은 것만으로도 변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토대는 이제 막 이해 단계에 들어섰는데, 여기에는 말초 후각 수용체의 조절과 같은 "상향성" 요소들과 감정적 및 인지적 상태에 따른 감각 변화와 같은 "하향성" 요소들이 포함된다. 사회적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후각 커뮤니케이션의 역할 역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분야의 예로서는 후각 신호를 통한 감정의 사회적 확산 같은 것이 있다. 마지막으로, 후각 손상은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 병과 같은 일부 신경퇴행성질환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후각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신경계의 다른 부분에 존재하는 문제(예를 들어 정신 질환)를 알아낼 수 있는 새로운 실험들이 필요하다. 인간의 후각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퇴행했다는 생각은 19세기에 만들어진 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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