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연구라서 번역. 우리가 눈을 움직일 때 귀가 거기에 맞춰 고막을 준비시킨다는 연구다. 생명체는 참 신기해!


눈이 움직일 때 고막도 움직인다: 청각 역학에 미치는 다중 감각 효과

https://doi.org/10.1073/pnas.1717948115


중요성

지엽 청각계(peripheral hearing system)는 여러 개의 운동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 뇌가 청각 변환 과정을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중이(中耳) 근육이나 외유모세포의 움직임 혹은 긴장은 고막의 움직임을 변화시키고, 이에 따라 외이도에 설치된 마이크로 검출할 수 있는 소리를 (예를 들어 귀 음향 방사로) 생산해낸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뇌가 이런 시스템을 통해 생산하는 고막 운동의 한 가지 형태를 보고한다. 이는 안구의 도약 운동(saccade)의 방향 및 크기와 연동되어 같이 변화하는 진동 운동이다. 이 관찰 결과로부터 우리는 시각과 연관된 과정이 청각의 첫 단계를 조절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특별히, 이 안구 운동과 연관된 고막 진동은, 눈과 귀 사이의 공간적 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뇌가 시야와 소리를 연결하는 것을 도와줄 가능성이 있다.


초록

시각과 청각계와 같은 감각 경로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뇌 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디서 처음으로 발생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고막에서 나타나는 다중 모드 상호작용을 보인다. 시각적 목표에 대한 안구 도약 운동 과제를 수행하는 사람(n = 실험체 16명의 19개 귀)과 원숭이(n = 실험체 3마리의 5개 귀)를 대상으로 외이도 마이크 측정을 수행한 결과, 고막은 눈의 운동과 연결되어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막의 운동은 진동 운동이었고, 빠르면 인간의 경우 안구 도약이 일어나기 10 ms 전부터, 원숭이의 경우 안구 도약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우리가 안구 운동 연관 고막 진동(EMREO; eye movement-related eardrum oscillation)이라 이름 붙인 이 고막 운동은 청각 자극 없이 일어났다. EMREO의 진폭과 위상은 안구 도약 운동의 방향과 수평 진폭에 따라 달라졌다. EMREO는 안구 도약 운동 내내 유지되었고, 그 후에도 여러 주기를 안정적으로 진행하였다. 우리는 EMREO의 기저 메커니즘이 안구 운동에 따라 양쪽 귀에 신호를 보내, 뇌가 눈을 움직이면서 시각과 청각 자극의 위치 간 관계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가설을 논의한다.

오랜만의 포스팅. 최근 한동안 나도 독감 때문에 고생했어서 남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교 공동체에 속한 계절성 독감 감염자의 날숨 속에 있는 감염성 바이러스

https://doi.org/10.1073/pnas.1716561115


중요성

인간에 대해서는 독감 바이러스를 에어로졸 형태로 발산하는 사례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기에 공기 중 전염의 중요성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었다. 우리는 인간이 감염성 에어로졸을 생산한다는 결정적인 증거와 더불어 전염과 공중 위생 개입에 대한 수학적 모형들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량적인 데이터를 제시한다. 우리는 재채기는 독감 바이러스의 에어로졸화에서 흔치 않을 뿐더러 중요하지도 않음을 보인다. (기침 역시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상기도 및 하기도 감염은 서로 독립적이며 날숨에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 입자는 허파 감염을 나타낸다는 것을 찾았으며, 이 발견으로 독감 감염 및 전염에 관한 인간 생물학의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해졌다. 우리는 또한 백신을 반복해서 맞는 것과 바이러스 에어로졸의 생성 증가 사이의 상관성을 관찰했는데, 이는 우리 방법론의 위력을 보여주는 한편, 이 상관성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초록

날숨 속에 포함된 독감 바이러스의 양과 전염성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이로 인해 공기 중 독감 전염의 중요성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했다. 우리는 급성 호흡기 질환에 걸린 355명의 자원자를 받아 그 중 독감 감염이 확인된 142개의 증례를 보고한다. 이들로부터 증상이 나타난 뒤 1-3일 동안 코인두(咽頭) 샘플과 30분의 숨 샘플을 채취하였다. (5-µm보다 크면 굵은 입자로, 작으면 미세 입자로 분류하였다.) 우리는 모든 샘플에 대해 바이러스 RNA 복제본의 수를 측정하고, 코인두를 채취한 면봉과 미세 에어로졸 입자를 배양시켰다. 미세 에어로졸 입자로부터 감염성 바이러스를 복원한 것은 52번(39%), 적절한 배양액에 둔 코인두 면봉에서 감염성 바이러스를 복원한 것은 150번(89%)이었다. RNA 복제본의 수의 기하 평균값은 30분 미세 입자의 경우 3.8 × 104, 30분 굵은 입자의 경우 1.2 × 104, 그리고 코인두 면봉의 경우 8.2 × 108였다. 미세 에어로졸 입자와 굵은 에어로졸 입자에서 나온 바이러스 RNA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 및 기침의 횟수와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고, 조절된 모형 하에서 증상이 나타난 이래 지나간 일수와 음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미세 에어로졸 입자의 바이러스 RNA는 또한 이번 및 지난 계절에 독감 백신을 맞았는지의 여부와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다. 코인두 면봉에서 나온 바이러스 RNA는 상기도 증상들과 양의 상관 관계를 보였고 나이와는 음의 상관 관계를 보였지만, 미세 에어로졸 입자와 굵은 에어로졸 입자에서 나온 바이러스 RNA 혹은 그들의 예측 변수와는 유의미한 상관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재채기는 드문 현상이고, 재채기와 기침은 감염성 에어로졸을 만드는 것에 꼭 필요하지 않았다. 우리의 관찰 사실들은 상기도와 하기도의 독감 감염이 구분되어 있으며 서로 독립적임을 암시한다.

나름 열역학-통계역학을 열심히 쓰는 분야에 있다 보니, 좀 더 근본적인 열역학-통계역학에도 관심이 있다. 수학/물리학 능력이 일천한 관계로 이런 연구를 쉽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주워 들으면서 조금씩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약한 비평형계 엔트로피의 직접 측정값이 기브스-섀넌 꼴과 일치하다

https://doi.org/10.1073/pnas.1708689114


중요성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의 총 엔트로피가 변하지 않거나 증가해야 한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에 따라 물리학 법칙들이 제한되고, 아무 부작용 없이 열을 일로 전환하는 영구기관은 존재할 수 없다. 제2법칙의 핵심에는 엔트로피에 관한 명제가 있지만, 엔트로피는 규정하기 힘든 개념이다. 오늘날까지도 엔트로피는 직접 측정된 적이 없으며, 온도에 따른 비열을 적분함으로써 계산하는 것처럼 그저 다른 양으로부터 추론되었을 뿐이다. 이제, 정보 조각의 일부를 지우는 데 필요한 일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우리는 엔트로피의 변화를 직접 분리해냈고, 이 값이 섀넌(Shannon)이 제시한 함수꼴과 일치함을 보임으로써 이 맥락에서의 물리적 의미를 끌어냈다.


초록

확률 열역학(stochastic thermodynamics)은 고전 열역학을 확장하여 한 개 이상의 열원과 접촉하고 있는 작은 계들까지 다룬다. 확률 열역학은 열 요동의 효과까지 설명할 수 있으며, 열역학적 평형에서 멀리 떨어진 계들도 묘사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가정은 섀넌 엔트로피 식이 이와 같은 상황에 놓인 비평형계의 엔트로피를 묘사하는 적절한 도구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연구에서 거시적 평형에 있지는 않지만 미시적 평형에 도달한 계에 대해 실험적으로 이 함수를 측정하였다. 이 계는 물에 녹아 있는 마이크론 크기의 콜로이드 입자로, 피드백 덫으로 만들어진 가상 이중 벽 퍼텐셜에 갇혀 있다. 우리는 정보 조각 일부를 지우는 데 필요한 일을 측정하였고, 이 값이 두 상태 계(two-state system)의 섀넌 엔트로피에 의해 제한됨을 발견했다. 게다가, 느린 과정의 가역성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우리는 기대되는 열역학 한계에 도달할 수 있는 실험 과정과 도달할 수 없는 실험 과정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

언어학/심리학 관련 논문들은 항상 재미있다. 나 보고 연구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

언어별 색 명명법은 색의 유용성을 반영한다

중요성
색을 가리키는 단어의 수는 언어마다 매우 다르다.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어(예를 들어 빨강)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데, 이는 지각(知覺)에 있어 해당 색깔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라고 여겨져 왔다. 본 연구는 "색 용어의 용법이 의사소통상의 필요에 의존한다"라는 대안 가설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아마존에서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사는 치마네(Tsimane) 족으로부터 보스턴의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에서 따뜻한 색이 차가운 색에 비해 더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에서 사용된다. 모든 언어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이러한 패턴은 세상의 색 분포를 반영한다. (우리가 화제로 삼는) 물체들은 보통 따뜻한 색을 띠지만, 배경은 차가운 색이다. '의사소통상의 필요' 가설은 또한 색 용어의 수가 언어마다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한다. 즉, 문화에 따라 색의 쓸모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산업화는 오직 색에 의해서만 구분 가능한 물체들을 만들어내기에 색의 유용성을 증가시킨다.

초록
언어별로 색을 분류하는 기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리는 110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 세계 색 설문조사(WCS; World Color Survey)의 결과를 분석하여, 언어 간의 큰 차이에도 불구하고 색 조각에 관한 의사소통은 따뜻한 색(빨강/노랑)의 경우가 차가운 색(녹색/파랑)의 경우보다 항상 더 효율적임을 발견했다. 우리는 중요한 물체들에 대해 인간 관찰자가 수집한 자연 이미지의 데이터 더미 속 색 분포를 분석하여 물체들이 차가운 색보다는 따뜻한 색을 띠고 있음을 보였다. 이 결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언어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색 명명 효율의 유사성은 보편적인 유용성을 가진 색들을 반영한다는 것이며, 이로써 색 분류의 기원을 좌우하는 원리(색의 유용성)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WCS의 방법론과 관련된 잠재적 문제들이 이 정보 이론 분석을 뒤집지 않는다는 것을 보인다. 이는 색 명명 과제의 두 가지 극단적 버전을 이용하여 세 가지 다른 그룹에서 원본 데이터를 수집함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들은 (1) 아마존에 고립되어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사는 치마네 족, (2) 볼리비아의 스페인어 구사자들, (3) 영어 구사자들이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우리는 또한 색 유용성 가설의 또다른 예측을 시험해 볼 수 있었는데, 이 예측은 언어별 색 분류법의 차이가 해당 문화에서 색의 유용성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이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로서, 치마네 족의 색 명명법은 상대적으로 낮은 의사소통 효율을 가지고 있으며, 치마네 족은 친숙한 물체들을 가리킬 때 색 용어를 덜 사용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아냈다. 치마네 족의 색 명명법은 (자연물과 비교하여) 인공적으로 색을 입힌 물체를 가리킬 때 더 자주 사용되었으며, 이는 산업화가 색의 유용성을 강화했음을 암시한다.
바이러스에 관한 흥미로운 계산 생물리학 연구. 한 때 나도 바이러스 진화 연구를 하긴 했었지... 요번에는 본문에서 대표적인 그림 두 개를 뽑아 번역하여 수록하였다. (그림을 예쁘게 다듬는 건 너무 힘들어서 포기)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드는 에너지 비용

중요성
바이러스의 에너지 원천은 온전히 그 숙주뿐이다. 많은 수의 실험 연구 덕분에 바이러스가 숙주의 대사 과정을 재구성하고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아직 감염의 에너지 정보는 정량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의 에너지 정보는 바이러스학 내의 더 넓은 진화적/물리학적 질문의 핵심에 놓여 있다. 이 논문에서는 서로 다른 바이러스 경로에 따른 에너지 비용을 계산함으로써, 바이러스 진화의 정량적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바이러스에게 있어 번역 과정이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고, 또한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이 아니라 선택이 바이러스 지놈에 등장한 새로운 유전 요소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초록
바이러스는 자생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비록 많은 실험 연구로 인해 바이러스가 숙주의 분자 자원을 훔쳐 쓰는 기생체라는 것은 분명해졌지만, 바이러스 합성의 에너지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추산치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바이러스가 숙주로부터 훔쳐 쓰는 에너지 비용을 정량화하기 위해, 우리는 T4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라는, 매우 다른 두 가지 대표적인 DNA와 RNA 바이러스에 대해 이 비용을 추산하였다. 그리하여 이 바이러스들의 경우 바이러스 단백질의 번역 과정이 에너지적으로 가장 비싼 과정임을 알아냈다. 흥미롭게도, T4 파지를 만드는 비용과 독감 바이러스를 만드는 비용은 거의 동일했다. 그러나 독감 바이러스의 더 높은 방출량(burst size) 때문에, T4 파지 감염에 드는 전체 비용은 독감 바이러스 감염에 드는 비용에 비해 2-3% 밖에 되지 않았다. 숙주의 전체 에너지 예산과 비교하여 감염된 숙주가 들여야 하는 감염으로 인한 비용을 계산해 보면, T4 감염은 숙주 에너지 예산의 1/3을 쓰는 반면, 독감 감염은 예산의 1% 밖에 소모하지 않는다. T4에 관한 추산치로부터 우리는 이중나선 DNA 파지의 에너지 비용이 껍질 단백질의 크기에 어떻게 비례하는지를 보였고, 이로써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 드는 주된 비용이 임계 크기를 넘어가면 번역 과정에서 유전자 복제 과정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였다. 끝으로, 바이러스의 에너지 비용에 관한 우리의 예측에 기반하여, 우리는 에너지 제한 조건 하에서 바이러스 지놈 상에 새로 등장한 유전 요소에 작용하는 선택과 유전자 부동의 크기를 추산하였다.

그림
1 (왼쪽): T4 파지 감염의 에너지 정보. 바이러스 생산에 필요한 과정의 직접적인 비용과 전체 비용은 아래첨자로 구분할 수 있다(직접적인 비용은 PD, 전체 비용은 PT로 표시). 전사 과정(3번 단계), 번역 과정(4번 단계), 지놈 복제 과정(5번 단계), 지놈 포장(7번 단계)에 필요한 에너지를 표기하였다.
2 (오른쪽): 독감 감염의 에너지 정보. 바이러스 생산에 필요한 직접적인 비용과 전체 비용은 아래첨자로 구분할 수 있다(직접적인 비용은 PD, 전체 비용은 PT로 표시). 바이러스 침투(2, 3번 단계), 세포 내 이동(4, 5, 9번 단계), 전사 과정(6번 단계), 번역 과정(7번 단계), 지놈 복제 과정(8번 단계), 바이러스 방출(10번 단계)에 필요한 에너지를 표기하였다.


+ 최신 글